f36 420i 그란쿠페

f36 420i 그란 쿠페 영입

회색차 2023. 8. 16. 17:58

 

'22년도 5월에 입양했는데, 이제서야 그때를 회상하며 기록해 본다.

 

f36 420i 그란 쿠페

 

 

"부드러운 주행 질감"

f36 420i 그란 쿠페 럭셔리 라인 차량을 영입했다. 이미 e90을 통해 BMW 특유의 빠릿하고 정확한 피드백에 익숙해져 버린 마님을 위한 차량으로 들이게 되었다. 사실, 이 전까지는 real M이나 M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차량은 고려조차 하지 않았었다. 그렇지만, 직접 타보니 럭셔리 라인의 존재 이유를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고객층 범위의 확장을 위한 BMW의 묘수라고 생각한다. 혹자는 과거 e46 e39 시절이 BMW의 향이 가장 진했고, 그 이후 e90 시절 들어서는 그 향이 희석되었으며, f바디부터는 BMW스럽지 않다고 평한다. 세월이 지날수록 서스가 물러지고 스티어링이 가벼워진 것은 사실이나, 주행 시 한계점이 낮아진 것도 아니고 차대강성이 약해진 것도 아니며 트랙 기록이 느려진 것 또한 아니고 전후 1:1무게 배분에 집착하는 성향이 없어진 것도 아니다. 좀 더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통해 번 돈으로 우리가 좋아하는 BMW 맛을 가진 차를 개발하기 위한 묘수라고 해두자. 마치 포르쉐가 카이엔 출시 당시 욕을 먹었다가 히트를 친 뒤 카이엔으로 번 돈을 911 개발에 투입하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 420i  그란 쿠페의 주행 질감은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에 BMW 로고가 박힌 쏘나타를 타는 것 같다. 그렇지만, ZF8단 미션과 엔진과의 조합은 너무나도 좋다. 한없이 부드럽다가도 힘을 내야 할 때는 내준다. 페이퍼 스펙은 다음과 같다.

최고출력 : 184마력/5000rpm,

최대토크 : 27.6kgm/1350-4600rpm

0-100km/h 가속 : 7.6초

최고 속도 : 236km/h

공차중량은 : 1665kg

복합연비는 11.1km/ℓ

의미 없다. 쏘는 차 절대 아니다. 나긋나긋 부드럽게 유유자적 달리는 차다. 차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그에 맞게 카라이프를 즐기는 게 진정 카매니아라고 생각한다. 고성능 차 탄다고 카매니아인 것이 아니고 말이다. 브라운 시트와 프레임리스 도어에 만족하며 적당히 재미있게 타면 된다. 그러라고 만든 차다. 프레임리스 도어가 적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NVH는 기대 이상이다. 내가 e90 디젤에 적응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누가 느껴도 그러하다.

부드러운 주행 질감

 

 

"4시리즈, 그리고 4도어 쿠페라는 장르"

4시리즈는 틈새 모델이다. 숫자 4는 3과 5사이에 위치하지만, 4시리즈는 3시리즈와 5시리즈 사이 포지션이라 보기 힘들다. 3시리즈와 기술적으로 가깝지만, 3시리즈보다 좀 더 이쁘장하게 다듬어진 파생모델쯤으로 보면 될 것 같다.  3시리즈보다 확실히 전고가 낮고 전폭이 넓으며, 프레임리스도어가 장착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BMW의 홀수 라인업은 전통적인 세단의 모습 (1시리즈는 제외)을 띄고, 짝수 라인업은 쿠페나 컨버터블의 형태이지만, 그란 쿠페는 4도어 쿠페이다. 즉, '스포티한 외관 + 문 4짝 = 뒷자리 불편함 + 이쁨' 이 된다. 문 2개짜리 쿠페는 몸을 구겨서 뒷좌석이 탑승하는 반면, 그란 쿠페는 정상적으로 뒷좌석에 탑승할 수 있으므로 뒷자리가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쿠페인데도 승하차가 편리하다고 좋게 생각하면 된다. 이 장르의 선구자는 역시 메르세데스 w219 cls이다. 1세대 cls의 성공을 보고 아우디는 A7, BMW는 6시리즈 그란 쿠페를 런칭하게 된다. 이것들은 하나같이 이쁘다. 이 4도어 쿠페 장르라는 트렌드는 낮은 체급까지도 퍼져 4시리즈 그란 쿠페, A5 스포트백 등의 차량도 생겨나게 된다. 선구자인 cls의 경우 w219, w218을 거쳐 현재 c257에 이르고 있는데, 1세대 CLS 출시 당시 CLS라는 라인업이 차지하던 위상에 비하면 현 c257은 그 위상이 많이 낮아진 것 같다. 이제 CLS라는 라인업은 단종이 될 예정이며, 이는  AMG GT 4도어 모델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프레임리스 도어를 장착한 4도어 쿠페의 형태를 가지는 f36 420i 그란 쿠페. 뒷유리와 붙어있는 테일게이트 장착으로 트렁크 개방감이 좋다. 브라운 색상의 시트는 여심저격 포인트 중 하나!

 

"f36 420i 그란 쿠페와 e90 320d의 비교"

남들이 보면 같은 차라고 본다. 그도 그럴 것이 흰색바디, 키드니 그릴, 호프마이스터 킥 등의 요소로 인해,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성격이 많이 다르다. e90 320d가 디젤임에도 불구하고 더 스포티하다. 더 무거운 스티어링, 더 단단한 서스가 날 것의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차에도 성별이 있다면 e90은 수컷이고, f36은 암컷일 것이 분명하다. 나는 e90 320d M 스포츠 패키지가 더 좋다. 마님은 f36 420i 그란 쿠페 럭셔리 라인을 더 좋아한다. 행복한 결말이다.

f36 420i 그란 쿠페와 e90 320d M스포츠 패키지의 비교샷. e90은 키드니 그릴에 크롬 세로줄이 없다.
나란히 주차된 모습. 색은 같아도 성향은 많이 다르다.

 

오버행이 짧다는 점은 동일하지만, 그 외 다양한 요소가 다르다. f36에는 미러에 깜빡이가 있고, e90에는 (양카튜닝으로 오해받는) 순정 M팩 사이드 데칼이 있다. 럭셔리 라인 차량에는 핀타입 휠이 많이 달리는 것 같고, M팩 차량에는 스포크가 시원하게 뻗은 형태의 휠이 많이 달리는 것 같다.